손녀와 함께 걷게 되었습니다. 세 살 난 손녀는 앞서 걸어갑니다. 걷다가는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잠시 기다렸다가는 한참 뛰어가다가 서서 돌아봅니다. 뛰어가다 한 쪽 신발이 벗겨져 뒤따라가던 할머니가 주워서 줍니다. 그것이 재미있는지 손녀는 뛰면서 한쪽 신발이 벗겨진 척 하면서 뒤로 벗어 던집니다. 다시 주워서 손녀에게 줍니다. 그 모습 속에서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1960년대 많은 아이들이 신던 고무신은 맨발에 땀이 나서 걷다가 고무신이 벗겨진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달리기를 하면 신발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고무신이 벗겨지기 때문에 아예 신발을 벗고 달렸습니다. 그 때는 신발이 귀하던 시절이라 고무신이 닳아서 구멍이 나거나 찢어지지 않으면 불편함이 없이 신었습니다. 아무리 더러워도 비누칠을 하고 물로 닦으면 하얀 색깔이 살아납니다.

       어느 해인가 운동회 때 달리기 종목에서 출발점에 서서 출발 신호를 기다렸습니다. 옆에 아이를 보니 운동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5명 중에 2명은 운동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그날 일등으로 들어간 아이는 운동화를 신고 뛴 아이였습니다. 얼마 후에는 검정 운동화를 신은 아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운동화 하나만 사주세요. 요새 아이들은 다 운동화를 신어요.” 라고 몇 번이고 사달라고 했지만 다음에 사 주마 합니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고 추석날 검정 운동화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날 운동화를 머리맡에 놓고 자면서 내일이 빨리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운동화를 신은 즐거움에서 고등학교를 가니 구두를 신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반짝 거리는 구두가 유난히 눈에 들어옵니다. 나중에 때가 되면 구두도 신게 되겠지 했던 적도 있습니다. 지난 날 검정 고무신도 신고, 하얀 고무신도 신고, 검정 운동화도 신고, 구두도 신고, 비싼 구두도 신지만 한번쯤은 기억했으면 합니다. 걸을 수 있는 다리와 발이 있음에 감사했으면 합니다.

       한 사람이 광고를 보고 중고 세탁기를 판다는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 집은 크고 좋은 집이었습니다. 세탁기를 내어 오면서 주인 내외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중고 세탁기를 산다고 말하면서 울적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한 두 아들 녀석이 얼마나 개구쟁이 인지 신발이 너무 빨리 닳아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다고 새것을 사줄 형편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던 부인이 아무 말도 안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순간 무슨 실수라도 했나? 당황했습니다. 잠시 후, 그 부인의 남편이 말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딸이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제 딸은 태어난 후 12년 동안 한 걸음도 걸어본 적이 없는 장애아랍니다. 제 아내는 당신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우리 아이가 불쌍해서..." 하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온 그는 아이들의 낡은 운동화를 보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성경(딤전4:4)에서 하나님의 지으신 모슨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라고 하였습니다. 감사의 감정은 행복한 감정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감정이라고 말합니다. 감사를 많이 할수록 삶이 더 윤택해지는 것은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 여유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루에 10 번 이상 가까운 사람에게 감사합니다.”라고 했으면 합니다. -이문주 목사-